태양이 지구를 집어삼킬까요, 아니면 지구가 살아남을까요? 솔직히 이 질문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당연히 살아남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계산은 제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일리노이주 피오리아에는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태양계 모델이 있습니다. 중심 태양에서 명왕성까지 무려 64km에 달하는 이 모델을 보면서, 저는 태양계의 진짜 규모와 그 미래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 태양은 왜 점점 뜨거워지는가
태양 내부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초당 6억 톤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45억 년 동안 이 핵융합 반응은 중력과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태양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헬륨이 쌓일수록 태양 중심부의 밀도는 높아지고, 그 결과 핵융합 반응은 더 격렬해집니다.
과학자들은 태양이 10억 년마다 약 10%씩 밝아진다고 계산합니다. 제가 처음 이 수치를 접했을 때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게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쌍둥이 태양이라 불리는 별들을 관찰한 결과, 나이가 많은 별일수록 리튬 비중이 낮고 밝기는 더 강했습니다. 우리 태양도 지금 바로 그 길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10억 년 후 지구는 온실효과로 불타기 시작할 것이고, 20억 년 후에는 모든 바다가 증발해 버립니다. 30억 년 후 지구는 지금의 금성처럼 지옥 같은 행성이 되어 있을 겁니다.
2. 서식가능지역은 어디로 이동하는가
금성의 표면 온도는 수성보다 훨씬 높습니다. 태양과의 거리를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죠. 2006년 비너스 익스프레스가 보내온 데이터는 그 이유를 명확히 보여줬습니다. 금성은 한때 지구처럼 물이 있는 행성이었지만, 30억 년 전 탈주 온실효과로 인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본 건 서식가능지역의 이동입니다. 지금은 지구만이 액체 상태의 물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거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이 뜨거워지면 이 구역은 바깥쪽으로 밀려납니다. 20억 년 후에는 화성이, 50억 년 후에는 목성 궤도가 서식가능지역에 들어서게 됩니다.
피오리아 태양계 모델로 따지면 도심을 벗어나 공항 위치까지 서식가능지역이 후퇴하는 셈입니다. 목성은 가스 행성이라 직접 거주는 불가능하지만, 얼음으로 뮤인 위성들은 물이 녹으면서 생명체의 피난처가 될 수 있습니다. 토성의 위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건 명왕성입니다. 2015년 뉴호라이즌 호가 보내온 사진에는 산맥과 절벽, 언덕 같은 복잡한 지형이 담겨 있었습니다. 120억 년 후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최대로 부풀었을 때, 이 작고 먼 천체에도 마침내 봄이 찾아올 것입니다.
3. 지구는 태양에 삼켜질까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그 크기는 지금보다 수백 배 커집니다. 약 55억 년 후 부풀어 오른 태양 표면은 수성을 삼키고, 금성까지 도달합니다. 그다음은 지구 차례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로버트 스미스 박사는 2001년 지구의 운명을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결과는 비관적이었지만, 그는 한 가지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태양풍입니다. 적색거성이 된 태양은 강력한 태양풍으로 질량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됩니다. 태양 질량이 줄어들면 행성들의 궤도는 중심에서 멀어집니다.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지구 궤도는 수백만 km 후퇴할 것이고, 태양은 지구로부터 16만 km를 남겨둔 채 팽창을 멈춘다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결과를 보고 안도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태양이 부풀수록 자전 속도는 느려집니다. 촛불이 커지면 회전이 느려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문제는 지구의 공전 속도는 그대로라는 점입니다. 프랑스의 거대한 태양로 실험에서 본 것처럼, 적색거성이 된 태양의 복사열은 지금보다 3천 배 이상 강할 것입니다. 지구 표면은 용암 바다로 뒤덮이고, 결국 철로 된 핵만 남게 됩니다.
4. 태양의 최후는 어떤 모습일까
피오리아의 노스무어 천문대에서 저는 고리성운을 관찰했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희미하게 떠 있는 연기 고리 같은 이 천체가 바로 죽어가는 별의 모습입니다. 우리 태양도 마지막에는 이런 행성상성운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적색거성 단계를 지나면 태양은 부피의 절반가량을 가스와 먼지 형태로 우주 공간에 방출합니다. 그 안에는 지구를 구성했던 원자들도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이 구름은 약 1만 년 동안 환하게 빛나다가 서서히 우주로 퍼져나가며 사라집니다.
BD 플러스 4740이라는 별을 관찰한 에바 빌라보 박사는 이미 이런 과정을 겪은 항성계를 발견했습니다. 그 별은 내행성들을 집어삼킨 흔적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남은 행성의 궤도가 변했고, 항성 주변에는 그 행성에서 나온 가스가 떠돌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모든 걸 정리하면서 느낀 건, 태양계의 종말은 동시에 탄생의 순간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태양이 내뿜은 물질은 별과 별 사이 공간을 떠돌다가 언젠가 새로운 항성과 행성을 만드는 재료가 됩니다. 어쩌면 새로운 생명체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일이 벌어지기까지는 수십억 년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그리 긴 시간도 아닙니다. 일리노이주의 작은 도시에 펼쳐진 태양계 모델처럼, 우리는 거대한 우주 드라마의 한 장면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시간적 스케일을 이해하고 나면 일상의 고민들이 조금은 작아 보입니다.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