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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것도 만진 적이 없다?" 영화 고스트로 본 전자기력의 붕괴와 양자역학의 비밀 (투명화, 페이징, PQC)

by 정보한칸 2026. 3. 8.

고스트 능력의 과학 (투명화, 전자기력, 양자역학)
고스트 능력의 과학 (투명화, 전자기력, 양자역학)

 

솔직히 저는 마블 영화를 보면서 고스트가 벽을 통과하는 장면에서 "그냥 영화니까"라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우리 몸의 99.9%가 빈 공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그럼 나는 왜 투명하지 않고 단단한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화 속 초능력은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양자역학 관점에서 보면 고스트의 능력은 의외로 설명 가능한 부분이 있습니다.

1. 투명화의 반전:왜 원자의 99.9%가 비어있는데 우리 눈에는 단단해 보일까?

전자의 빛 반사/흡수
전자의 빛 반사/흡수

일반적으로 투명하다는 것은 물체가 빛을 통과시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원자 단위에서는 좀 다릅니다. 우리가 물체를 본다는 것은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된 후 눈으로 들어오는 과정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빛이 없기 때문이죠.

 

원자의 99.9%는 빈 공간인데도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자 때문입니다. 여기서 전자란 원자핵 주변을 빙빙 도는 음전하를 띤 입자로, 빛을 받으면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다시 방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나뭇잎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도 원자 내 전자가 초록색 빛만 반사하고 나머지 색은 흡수하기 때문입니다(출처: 한국물리학회). 이 원리를 처음 알았을 때 저는 "색깔이라는 게 원자가 결정하는 거였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스트의 투명화 능력은 분자 불안정으로 설명됩니다. 여기서 분자란 두 개 이상의 원자가 화학적으로 결합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물(H₂O)처럼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가 결합해야 비로소 물의 성질을 갖게 되는 것이죠. 정상적인 사람의 분자는 빛을 받으면 피부색을 제외한 색을 흡수하고 피부색만 반사합니다. 하지만 고스트의 분자는 불안정하여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킵니다. 제 경험상 영화를 보면서 이 설정이 가장 흥미로웠던 건, 단순히 "투명해진다"가 아니라 "분자 구조가 망가진다"는 과학적 설정이 깔려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빛을 100% 통과시키면 고스트의 망막도 빛을 받을 수 없어 앞을 볼 수 없어야 합니다. 투명한 상태에서 시각 정보를 얻으려면 빛이 망막에 흡수되어야 하는데, 분자가 빛을 통과시키기만 한다면 시력이 작동하지 않겠죠. 이 부분은 영화적 허용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2. 전자기력의 붕괴와 페이징:키보드를 치는 순간에도 당신의 손은 사실 떠 있습니다

페이징: 전자기력의 붕괴
페이징: 전자기력의 붕괴

일반적으로 물체끼리 부딪히면 서로 통과하지 못하고 튕겨 나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원자 단위에서는 입자가 직접 닿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전자기력이란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전하를 가진 입자 사이에서 작용하는 힘으로, 자석의 같은 극끼리 밀어내는 척력과 같은 원리입니다. 원자가 다른 원자와 만날 때 음전하를 띤 전자끼리 먼저 마주치는데, 이때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발생해 물체가 통과하지 못합니다.

 

제가 키보드를 칠 때 손이 키보드를 뚫고 지나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전자기력 때문입니다. 손과 키보드의 전자가 서로를 밀어내며 충격을 만들어내는 거죠. 솔직히 이걸 처음 알았을 때 "지금까지 난 아무것도 만진 적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전자기력으로 밀어낸 것일 뿐이니까요.

 

그런데 원자끼리는 왜 결합할까요? 전자끼리 밀어낸다면서요. 원자들이 결합하는 이유는 혼자 있는 것보다 결합 상태가 에너지적으로 더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수소 원자는 전자를 하나 더 얻으면 안정해지는 성질이 있어, 수소 원자 두 개가 만나면 전자를 공유하며 수소 분자(H₂)를 이룹니다. 이렇게 원자가 모여 분자를 만들고, 분자가 모여 세포가 되고, 세포가 모여 우리 몸이 되는 겁니다(출처: 한국화학연구원).

 

고스트의 페이징 능력은 이 전자기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설명됩니다. 분자 불안정으로 인해 원자 간 전자기력이 무너지면 다른 물체와 맞닿아도 척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밀어낼 것도 당길 것도 없으니 그냥 통과하는 거죠. 영화에서 고스트가 벽을 통과하거나 사람 머리에 손을 집어넣는 장면이 바로 이 설정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거대화된 앤트맨을 통과하는 장면입니다. 앤트맨이 커질 때 원자 사이 거리가 멀어진다는 설정이라면, 고스트 입장에서는 더 쉽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원자 밀도가 낮아져 통과할 틈이 더 많아지니까요. 제 생각에 이건 설정의 일관성이 잘 지켜진 부분입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몇 가지 모순이 있습니다:

  • 전자기력이 작동하지 않으면 중력 때문에 바닥을 뚫고 지구 중심으로 계속 추락해야 합니다
  • 공기 중 산소 분자를 폐에 가두거나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도 전자기적 결합이 필요한데, 고스트는 어떻게 호흡하고 음식을 먹는지 의문입니다
  • 양자역학의 파울리 배타 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에 따르면 두 전자가 같은 상태에 있을 수 없는데, 전자기력만 없앤다고 물질을 통과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여기서 파울리 배타 원리란 동일한 양자 상태를 두 개의 페르미온(전자 등)이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양자역학 법칙으로, 물질의 불투과성을 설명하는 핵심 원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스트의 능력을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 관점에서 보면 흥미롭습니다. 양자 터널링이란 입자가 고전 물리학으로는 넘을 수 없는 에너지 장벽을 확률적으로 통과하는 현상입니다. 미시 세계에서는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죠. 고스트의 능력을 "거시 세계로 확장된 양자 터널링"으로 본다면, 단순히 전자기력만 끄는 게 아니라 양자역학적 확률 조작 능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보는 게 더 현대 물리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고스트의 투명화와 페이징 능력은 분자 불안정과 전자기력 상실로 설명되지만, 완벽한 과학적 설정은 아닙니다. 양자역학 관점에서 보완하면 좀 더 그럴듯해지지만, 결국 영화적 상상력의 영역이라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도 "그냥 초능력"이 아니라 원자와 전자 단위에서 설명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마블 세계관의 과학적 고민이 느껴져 재미있었습니다. 앤트맨의 질량 보존 법칙 위반처럼 설정 오류도 분명 있지만, 그게 또 영화의 매력 아닐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CVEPYot5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