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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으로 돌아보는 2020년대 (레트로, 리메이크, 감성)

by record2520 2025. 5. 4.

2020년대에 접어든 영화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영화의 주제와 감성을 전달하는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레트로 감성의 재조명, 과거 명곡의 리메이크, 그리고 감정 중심의 미니멀 음악 구성이라는 세 가지 흐름은 이 시대 영화음악의 대표적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의 발전, 관객의 취향 변화, 그리고 OTT 확산 등의 환경 변화와 맞물려 더 큰 의미를 지닙니다. 본 글에서는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0년대 영화음악의 방향성과 대표작들을 상세히 살펴봅니다.

레트로 사운드의 부활

2020년대를 관통하는 가장 인상적인 영화음악 트렌드는 바로 ‘레트로’의 부활입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음악을 복고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옛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음악적 미학을 창출하는 흐름을 말합니다. 특히 1980~90년대의 신스팝, 아날로그 드럼머신, 베이스라인이 풍부한 디스코 스타일은 최근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DC의 원더우먼 1984는 시대 배경에 맞춘 전형적인 신스 사운드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면서 시청자에게 시각적·청각적 통일감을 제공합니다. 여기에 더해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1970~80년대의 팝송을 영화 전체의 정체성으로 삼아, 음악 그 자체가 캐릭터의 성격과 서사를 설명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OTT 플랫폼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넷플릭스의 더 그레이 맨, 스트레인저 씽스와 같은 작품은 복고풍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향수와 트렌드를 동시에 자극하며 대중과 평론가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작곡가들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루드윅 고란손은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와 스트링을 혼합한 실험적인 편곡을 통해 레트로와 현대의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마이클 지아치노는 SF 영화나 히어로 영화에서 전통적 오케스트라에 80년대 감성을 접목한 음악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결국 레트로 사운드는 단순히 옛 노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영화에 깊이를 더하고 관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명곡의 리메이크 열풍

2020년대 영화음악에서 또 하나의 굵직한 흐름은 과거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히 옛날 히트곡을 재사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곡의 구조와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함으로써 영화의 정서와 서사에 새로운 깊이를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2022년 개봉한 영화 엘비스(Elvis)입니다. 이 영화는 실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지만, 전통적인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현대 뮤지션들이 엘비스 곡을 리믹스하거나 장르를 변화시켜 삽입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2021) 역시 원작의 명곡들을 현대적인 편곡과 녹음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클래식과 현대 영화 팬 모두를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리메이크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라, 영화의 시각적 연출과 감정선에 맞춘 정밀한 음악 설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에서도 이 흐름은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서는 정훈희의 ‘안개’를 감성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이 삽입되며 주인공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기술적 발전도 이러한 리메이크를 가능하게 만든 요인입니다. 기존 아날로그 녹음 소스를 현대적인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에서 편집하고, AI 기반 보컬 클린업을 통해 원곡을 새로운 형태로 구현하는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러한 리메이크의 핵심은 ‘감정의 재연결’에 있습니다. 리스너는 이미 알고 있는 멜로디에 새로운 감성을 입힌 곡을 들으면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그만큼 영화음악에서 리메이크는 강력한 정서적 도구이며, 앞으로도 더욱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감성 중심의 OST 구성

과거 영화음악이 웅장한 스케일과 극적인 장면 전환을 위한 배경음에 중점을 두었다면, 2020년대 이후에는 ‘감정 전달’에 집중하는 미니멀한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특히 인디 영화, 드라마 기반 영화, 혹은 인물 내면에 집중한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영화 미나리의 경우, 피아노와 스트링의 부드러운 조화를 통해 한국계 미국 이민자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음악이 단순 배경이 아닌 ‘서사 전달자’로 작용했습니다. 코다(CODA)는 청각장애 가족 안에서의 정서적 고립과 따뜻한 교감을 표현하기 위해, 극도로 절제된 사운드와 간결한 멜로디를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감성 중심의 OST는 영상 없이도 음악만으로 깊은 감정을 자극하는 특징을 지닙니다. 때문에 유튜브,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높은 재생수를 기록하며 영화 외적인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곡들은 ‘몰입형 사운드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터널스나 듄에서는 대사와 배경음을 최소화하고 음악으로 공간감과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전략이 사용되었고, 관객은 음악을 통해 인물의 고독, 갈등, 희망 등을 더 강하게 체감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작곡가들이 인디 뮤지션, 싱어송라이터, 심지어는 유튜버와도 협업하며 감성적 사운드 트랙을 직접 제작하기도 합니다. 감성 중심 OST는 이처럼 다채로운 장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작 패턴을 만들고 있으며, 기존의 상업적 음악 패턴을 벗어난 ‘감정 설계 중심 음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감성 중심 OST는 영화의 서사와 정서를 더욱 섬세하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관객에게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을 남기는 ‘정서적 확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0년대 영화음악은 단순한 삽입곡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정서와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하는 예술적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레트로 사운드의 부활, 과거 명곡의 창의적 리메이크, 그리고 감성 중심의 OST 구성은 이 시대 영화의 정체성과 감정선에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음악이 스크린 위를 채울지, 우리 귀는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음악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