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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탄생과 불가사리 (1초 붕괴, 후구동물, 개복치)

by 정보한칸 2026. 2. 22.

솔직히 저는 블랙홀이 별이 터지면서 만들어진다고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 콘텐츠를 보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는데, 태양보다 수십 배 무거운 별이 블랙홀로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1초라는 겁니다. 억 년 단위로 생각하던 우주 현상이 우리 시계로 재면 1초 안에 끝난다니, 이건 정말 상상을 뛰어넘는 극단적인 현상이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이 과정에서 중성미자라는 입자가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1.블랙홀은 폭발 없이 1초 만에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별이 죽으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태양 질량의 수십 배 되는 별들은 내부 핵융합이 끝나면 중력으로 인해 순식간에 중심핵이 붕괴됩니다. 이때 양성자와 전자가 합쳐져 중성자가 되고, 부산물로 중성미자가 쏟아져 나옵니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아주 작아서 대부분 물질과 상호작용하지 않지만, 극소량(약 1%)은 떨어지는 바깥 물질과 충돌합니다. 이 반동으로 껍질 물질이 빠르게 튕겨 나가면서 우리가 보는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고, 중심에는 중성자별이 남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초신성 폭발의 찌꺼기가 블랙홀이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별이 너무 무거워서 중성미자조차 빠져나갈 틈이 없으면 폭발 자체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모든 물질이 안쪽으로 짓눌리면서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블랙홀이 됩니다. 천문학에서 수십억 년 단위로 이야기하는 게 익숙했던 저에게, 1초라는 시간은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짧게 느껴졌습니다.

베텔기우스가 대표적인 초신성 후보인데, 거리가 600~800광년 정도로 추정됩니다. 너무 밝아서 정확한 거리 측정이 어렵다고 하는데, 일부 논문에서는 100년 안에 폭발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만약 이미 터졌다면 우리는 아직 그 빛을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2.불가사리는 항문이 먼저 생기는 후구동물이다

저는 불가사리를 그냥 바닷가에서 흔히 보는 방사대칭 생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생학적으로 따지면 불가사리는 인간과 같은 '후구동물'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후구동물이란 배아 발생 과정에서 입보다 항문이 먼저 만들어지는 동물을 뜻합니다.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거쳐 공 모양의 포배가 되면, 한쪽이 안쪽으로 쏙 들어가면서 관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때 처음 생긴 구멍을 '원구'라고 하는데, 원구가 입이 되면 선구동물, 항문이 되면 후구동물입니다. 인간은 후구동물이고, 초파리 같은 곤충은 선구동물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불가사리 새끼(유생)는 좌우대칭으로 생겼다는 겁니다. 머리와 꼬리가 구분되는 일반적인 동물 형태인데, 성장하면서 몸 한쪽에 오각형 구조가 생기고 점점 커지면서 유생 부분이 흡수됩니다. 결국 성체가 되면 방사대칭인 불가사리가 되는 겁니다. 아빠 불가사리가 자기 새끼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후구동물끼리 가까운 친척이라고 배웠는데, 최근 DNA 분석 결과 인간이 불가사리보다 초파리와 더 가까울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입이 먼저냐 항문이 먼저냐'로 나눈 분류 체계 자체가 흔들리는 겁니다. 제가 배웠던 생물학 교과서 내용이 앞으로 10년 안에 다시 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개복치는 거대한 곤약젤리 전략으로 산다

개복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저게 어떻게 물고기지?' 싶었습니다. 꼬리 지느러미가 아예 없고, 몸은 둥글납작하게 생겼으며, 크기는 최대 3m에 1톤까지 나갑니다. 조기어류 중에서는 거의 최대 크기입니다.

개복치의 주식은 해파리입니다. 해파리는 대부분 물이라 영양가가 거의 없는 다이어트 식품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개복치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쓰면서 해파리를 최대한 많이 먹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꼬리 지느러미를 완전히 퇴화시키고, 양쪽 지느러미를 펭귄처럼 저어서 천천히 이동합니다.

 

제가 가장 신기하게 느낀 부분은 개복치의 '벌크업' 전략입니다. 새끼는 1mm 정도인데 성체는 3m까지 자랍니다. 거의 1,000배 이상 커지는 건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뼈나 내장 같은 단단한 구조를 최소화하고 젤라틴 성분으로 몸을 불렸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개복치 회를 보면 청포묵처럼 반투명하게 생겼습니다.

포식자 입장에서는 1톤짜리 개복치를 잡아먹어도 얻는 영양분이 별로 없습니다. 거대한 곤약젤리를 먹는 셈이니까요. 개복치는 이동성을 포기하는 대신 몸집을 키워서 '먹어봤자 손해'인 존재가 된 겁니다. 저는 이 전략이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개복치가 어떻게 심해 800m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부력이 큰 몸인데 어떤 메커니즘으로 수직 이동을 하는지, 이 부분은 물리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블랙홀의 1초 붕괴, 불가사리의 이중 삶, 개복치의 곤약 전략까지, 과학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상식을 계속 뒤집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들을 알아갈수록 자연이 얼마나 정교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기존 분류 체계가 바뀌거나 새로운 발견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니, 열린 마음으로 지켜보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5UKIv8-WQM